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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된 삶

허블

앤 차녹 (지은이), 김창규 (옮긴이)

2022-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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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소개
목차
★|필립 K.딕상 최종 후보작 | 키치 골든 텐타클상 최종 후보작 |★
통제된 계급사회, 복제인간의 일과 사랑을 통해 발견한
차별과 혐오에 대한 사유
아서 C.클라크상·BSFA상 수상 작가 | 가디언 선정 최고SF 작가의 디스토피아 SF

근미래의 사무실에서 인간의 경계에 대해 대담하게 질문하는 SF
특파원 이력 과학 전공 천재 작가의 도발적인 데뷔작


인간의 범위는 어디에서부터 시작해 어디에서 끝날까? 종교계는 연명치료의 경계를 자유의지가 있느냐 없느냐로 규정하는데, 신학에서 신과 인간의 가장 닮은 점을 자유의지로 여기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유의지를 지닌 복제인간은 어떨까? 저자는 인간의 경계에 대한 질문과 해답을 근미래의 사무실에서 구한다. 주인공 제이나는 효율적인 업무 처리 목적으로 조합된 유전자로 설계되었다. 그녀는 임대된 회사의 자산으로서 자신과 같은 계급의 시뮬런트(복제인간)가 아닌 인간과의 친교는 금지되어 있다. 그러나 한 남자가 제이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게 된다. 그는 구 문명의 찬란한 유산 중 하나인 종이책과 내려 마시는 커피를 즐기는 법을 제이나가 스스로 배울 수 있게 해준다. 제이나는 보통 인간들처럼 자신만의 취향을 형성해가는 동시에, 데이브와의 금단의 관계에 빠져든다. 그리고 그것은 그녀의 처지를 위태롭게 만든다. 회사는 동선을 비롯한 모든 자유를 침해하고 있지만, 제이나는 회사가 허가한 경계 안팎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며 기억의 비밀 정원을 가꾸어 나간다.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에 대한 질문은 필립 K. 딕의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에서부터 가즈오 이시구로의 『나를 보내지마』에 이르기까지 SF 작가와 팬들이 가장 몰두하고 열광하는 주제 중 하나다. 영국 SF협회 최우수 단편상(BSFA)과 아서 C. 클라크상을 수상했고, 가디언 선정 최고의 SF 작가로 뽑히는 등, 영국 국민들이 사랑하는 SF 작가 앤 차녹.
저자는 환경과학 전공으로 도시 계획을 공부한 뒤 아프리카, 중동 및 인도 전역을 광범위하게 취재하며 《가디언The Guardian》, 《뉴 사이언티스트New Scientist》,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nternational Herald Tribune》 등 저명한 매체에서 활동했다. 뿐만 아니라 이집트와 수단, 케냐에서 특파원으로 일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앤 차녹은 필립 K. 딕과 마거릿 애트우드의 소설을 읽고 SF의 세계로 입문했다. 한국에서 초역된 앤 차녹의 데뷔작 『계산된 삶』은 영국은 물론, 전 세계 SF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계산된 삶』은 가장 혁신적이고 흥미로운 신인 작가에게 수여하는 키치 골든 텐타클상에 최종 후보로 올랐을 뿐만 아니라, 그녀가 SF를 쓰게 된 계기가 된 작가 필립 K. 딕상의 최종 후보에 오르는 영예를 누렸다. 저널리즘 이력이 작품 세계에 영향을 미쳤음을 여러 인터뷰에서 밝혀온 앤 차녹은, SF로 차별과 혐오에 대한 저항을 주된 주제로 다룬다. 『계산된 삶』에서는 인간과 다름없는 능력을 지녔으나 혐오와 테러의 대상이 되는 시뮬런트들이 삶의 의미를 찾고, 비정한 미래 사회의 모순에 저항할 수 있는 내면의 힘을 길러나가는 과정을 그렸다.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기억이 리셋된다”
자신이 인간과 다름없음을 확인하는 순간 죽어야 하는 복제인간

임플란트로 인지 능력을 극대화한 엘리트 계급 바이오닉.
체외에서 배양된 중간 계급 시뮬런트.
어떠한 시술도 받지 않은 하층민 인간 유기체 계급.


『계산된 삶』의 주인공 제이나와 친구들은 시뮬런트들이다. 제이나는 수백 명의 유전적 부모를 가진 복제인간이다. 그녀는 회사가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은밀하게 출퇴근 동선을 조정한다. 고양이를 기르는 동료를 따라 숙소에서 몰래 곤충을 기르며, 복제인간 직원은 갈 수 없는 인간들만의 레스토랑 메뉴를 궁금해 한다. 그렇게 한 인간의 기호와 정체성을 형성하는 큰 부분이 기억이라는 사실을 체득한다. 체외에서, 배양되어 태어났을 때부터 성인의 모습이었지만 데이터로 조작된 유년 기억을 가진 제이나. 그녀는 동료들의 자녀를 보며 20~30여 년의 시간을 경유해 성인이 되는 자연스러운 인간의 생애 주기를 동경한다.
시뮬런트 계급은 인간처럼 되고 싶어하지만, 바이오닉 계급과 유기체 계급 모두에게 멸시당한다. 뛰어난 감정 표현으로 공연을 펼친 가장 친한 친구가 회사에 회수되어 리콜 당하고 아카이브실의 데이브라는 인간 직원과 사랑에 빠지면서 제이나는 회사에서의 탈출을 도모한다.
프랑켄슈타인은 인간의 추한 부분만을 조합해 창조한 인간의 피조물로서 고통스러워했다. 그러나 인간의 아름다운 면만을 조합해 창조한 생명, 제이나는 행복할까? 그녀는 여전히 고통스러워 한다. 그들의 공통점은 고통을 통해 영혼을 증명한다는 것이다. 제이나는 여러 방식의 자해를 통해 자신의 영혼에 말을 걸고, 고통은 그녀에게 응답한다. 그녀가 고유한 내면성을 지녔으며 인간과 다름없는 삶을 원한다는 것을 회사가 눈치채게 되면 그녀의 기억은 모두 삭제되어야 할 대상이 된다. 그녀가 회사와의 목숨을 건 게임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 그리고 엔딩이 끝난 후 어떤 놀라운 부활이 기다리고 있는지는 전혀 새로운 방식의 결말로 확인할 수 있다. 『계산된 삶』은 두 가지 버전의 서로 다른 결말을 준비해 놓았다. 독자의 선택에 따라 다른 엔딩이 가능한 인터랙티브 서사 구조다. 독자는 에필로그 마지막 장까지 손에 땀을 쥐는 흥미진진한 서사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감정 자본주의, 매력노동으로 괴로움을 겪는 현대인의 계산된 삶에서
각성 플래그를 생성하는 여성서사 SF

“우리는 서로를 통해 배우듯이, SF 속 여성을 통해서도 영감을 받는다.”앤 차녹(저자)
“통제할 수 없는 삶을 통해 전하는 가장 강력한 이야기” _ 《가디언The Guardian》


『계산된 삶』에서 시뮬런트들은 유전자 조작 단계에서부터 기업의 화이트칼라 직군에 임대하기 위해 설계된 존재로, 그들의 감정은 철저히 통제되어 관리되고 있다. 사회학자 제니퍼 M. 실바는 감정을 관리하여 건강한 자아를 유지하는 개인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적합한 인재로 받아들여지는 경향 즉 감정 자본주의 실체에 대해 역설했다. 감정 자본주의에서 우울하고 내향적인 성향의 사람들은 그것이 자신의 자아 안에 내재된 본성이라고 해도 그를 치료서사에 입각해 받아들이게 된다. 자신의 일부인 우울을 소거함으로써 고용에 적합한 사회구성원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지향에 지배당하게 되는 것이다. 신자유주의는 그들을 시장의 주요 관리 대상으로 의식해 우리가 자아변형을 통해 ‘성장’이라는 환상을 이뤄내길 종용한다. 제이나는 다양한 감정을 발견하며 우울과 고통도 경험하지만 그러한 어두운 감정을 경유해 인간적인 감정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사랑을 발견한다. 『계산된 삶』에서 인간의 의심과 불안, 부정적인 감정은 데이터처럼 삭제하거나 외과적 수술로 변형해야 하는 혹 같은 무엇이 아니라 인간 내면의 가장 경이로운 성소로서 위치하고 있다.
『계산된 삶』에서 주인공 제이나는, 자신의 상사에게 이전 버전 시뮬런트보다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페미니스트 작가 저메인 그리어는 “(여성이)매력적인 대상으로 남아야 한다는 관념”의 모순성을 지적하며, 여성의 삶의 주기에서 가능한 빠른 시점에 ‘매력노동’에서 벗어나기를 지지했다. 감정 관리와 매력노동, 현대의 여성 직장인과 닮은 의무를 수행하는 제이나의 일상을 따라가며 독자들은 고요해 보였던 자신의 사무실이 소름끼칠만큼 불온하고 폭력으로 가득찬 곳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제이나는 인간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순간 리콜되어야 하는 존재므로,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자아를 마비시켜야 한다. ‘나는 내가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 생각한다. 고로 나는 내가 생각하지 않는 곳에서 존재한다’. 제이나는 자신이 인격적으로 존중받지 못하는, 자율성을 통제당하는 곳에서 세계관 자체를 의심하는 문제적 자아다. 저자는 아서 C.클라크상 대담에서 ‘의심’을 가장 인간적인 본성이라고 생각한다 밝혔다. 제이나를 통해 우리가 현재의 세계에 대해 의심하며 새로운 세계를 상상함으로써, 더 나은 그래서 더 재미있는 세계를 상상할 수 있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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